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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식물

나사(NASA) 공기정화 식물 목록(리스트)이 뭘까?

by 딸기비빔밥 2020. 2. 15.

"NASA 선정 10대 공기정화 식물 50개"  
"나사 선정 공기정화 1위 식물, 아레카야자"

 

검색포털에 '나사+식물'로 검색하면 위와 같은 제목의 웹페이지들이 쏟아진다. 
대부분은 해당 정보의 근원보다는 '나사*'라는 기관명을 먼저 보았고, 식물들의 공기정화 능력은 어느새 공신되었다.
 *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미국항공우주국

 

나 역시도 다르지 않았다. 

2017년에 자취를 시작하면서 새 건물에 들어가게 되었다.   
새집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 SBS)에 대한 왠지 모를 불안함에 공기정화 식물들을 습관처럼 사모았다. 당시 식물구입에 대한 나의 기준이 이른바 '나사 식물'이었다. 
수 많은 식물종 중에 나사가 친절하게 찝어준 공기정화 식물 목록은 내 수고를 덜어주는 반갑고도 고마운 존재였다.

블로그를 하기 전까지는 이 정보에 대한 의구심, 호기심 같은 것은 없었다.
최근에야 내가 가진 식물들을 포스팅하기 위해 여러 정보들을 접하게 되고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인터넷에 떠도는 저 정보의 근원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나사 공기정화 식물 정보에 대한 근원과 전파과정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 나사는 정말 공기정화 식물 목록을 만들었나?

구글링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쉽게 정보의 근원이 발견되었다.

바로, '나사 공기정화 연구(NASA Clean Air Study)' 프로젝트이다. 
나사에게는 밀폐된 우주환경에서 인간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실내(우주선) 공기청정에 대한 과제가 있었다. 이러한 고심의 결과가 식물의 실내 공기정화에 대한 연구까지 이어지게 했을 것이다. 

 

나사연구보고서 표지
최종보고서 표지


해당 프로젝트는 1989년에 1차적으로 완료되었으며, 최종보고서명은 '실내공기오염물질 감소를 위한 실내조경식물(Interior Landscape Plants for Indoor Air Pollution Abatement)'이다. 

(출처 : https://ntrs.nasa.gov)
 - 연구주체 : B.C. Wolverton(연구책임자, 월버튼), NASA, ALCA*

 * Associated Landscape Contractors of America, 미국원예가협회  
 - 연구내용 : 12종의 식물*에 대해 3종의 화학물질(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 포름알데히드) 제거능력 조사

 * 대나무야자(Bamboo palm), 아글라오네마(Chinese Evergreen), 서양송악(English Ivy), 벤자민고무나무(Ficus Bejamina), 거베라(Gerbera Daisy), 자넷 크레이그(Janet Craig), 마지나타(Marginata), 드라세나 맛상게아나(Mass Cane), 산세베리아(Sansevieria Laurentii), 스파트필름(Peace Lily), 국화(Chrysanthemum Morifolium), 와네키(Warneckei)

 

※ 참고로, 문헌으로 확인되는 NASA의 최초 연구(1982년)는 'Foliage Plants for Removing Formaldehyde from Contaminated Air Inside Energy-Efficient Homes and Future Space Stations'이다. 다 월버튼 박사가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연구결과에 대해 자세히 읽지는 않았지만, 대략적인 연구결과는 아래와 같다.

 - 12종의 식물 모두 공기정화 능력은 있으나, 식물마다 화학물질의 종류에 따른 민감도는 다르다. 

 - 식물의 잎보다는 흙과 뿌리 미생물에 의한 효과가 더 크다. 

 

해당 연구의 한계점으로 보이는 것은 실험조건이 일정하지 않아 3차례 진행된 식물들의 공기정화 능력을 표준화 및 객관화할 수 없다는 것과 실험설계과정에서 실제생활환경과는 상당히 차이나게 실험조건이 설정되었다는 점이다.

 


  • 나사 공기정화 식물 목록은 어떻게 우리한테까지 전달됐나?

위의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나사는 공기정화식물에 대해 다년간 연구를 한 것이 맞다.

그렇다면 나사의 연구결과가 어떻게 일반인들에게까지 퍼지게 되었을까?

 

역시 구글링을 통해 그 과정을 알 수 있었다. 크게 2가지 자료가 발견된다.

 

첫째, 'lovethegarden'이라는 곳에서 위의 실험결과를 보기 쉽게 'NASA guide to air-filtering houseplants'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하여 아래와 같이 배포하였다.(나사가 배포한 것이 아니다.)

(출처 : https://www.lovethegarden.com/uk-en/article/nasa-guide-air-filtering-houseplants)

 

나사연구보고서 표지
나사식물정보2

 

둘째, 나사 연구책임자였던 월버튼(B.C. Wolverton) 박사가 후속연구들을 포함해서 책을 냈다.

책제목은 'Eco Friendly Houseplants: 50 Indoor Plants That Purify the Air'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사람을 살리는 실내공기정화식물 50'으로 번역 발간되었다. (아래 그림)

 

나사식물책

50가지의 식물에 대해 4가지 항목을 기준(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제거력, 재배 및 관리의 용이성, 병해중에 대한 저항력, 증산율)으로 평가(10점 만점)했다. (제일 첫번째로 등장하는 식물이 '아레카야자(8.5점)'이다.)

 

이런식으로 2가지 정리 자료를 통해 나사의 연구결과가 우리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측된다. 

 

 


  • 마치며

이 포스팅에서는 정보의 근원과 더불어 그 정보의 전파과정까지 살펴보았다. 어떻게 보면 우리하고는 상관 없을 것 같은 제한된 커뮤니티의 전문자료가 우리의 실생활과 소비생활까지 영향을 준 것이다. 어떠한 정보의 재해석 및 가공은 본래의 의미를 왜곡할수도 있으나 정보의 대중화에 큰 순기능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우리의 블로그도 그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이 포스팅을 기획(너무 거창하지만...)하는 과정에서 담고 싶은 내용들은 많았으나,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대부분이 빠졌다. 그리고 너무 길어지면 가독성이 더 떨어질 것 같아서 내용을 나누기로 했다. 빠른 시일 내에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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